가로수길 벗어나는 단기 매장홍대·이태원·목동·명동·영등포 …?비교적 임대료 싸고 유동인구 많아홍대로, 명동으로, 이태원으로, 쇼핑몰로, 인테리어 매장으로, 특급호텔로….　‘팝업스토어=가로수길’이라는 공식이 깨지고 있다. 유동인구가 많은 데다 세련된 분위기 때문에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로 몰려들었던 팝업스토어(단기 임시 매장)들이 고객 맞춤형 상권을 찾아 사방으로 흩어지고 있다. 특히 20대 젊은 층이 즐겨 찾는 홍익대 부근이 새로운 ‘팝업 상권’으로 떠오르고 있다.　12일 홍대 천안변호사상권인 서울 마포구 서교동의 패션 편집숍 헨즈. 평소와 달리 안전모와 철제 사다리, 포클레인 모형이 여기저기 놓여 있다. 건설현장 작업화에서 영감을 얻은 미국의 캐주얼신발 브랜드 캐터필라의 팝업스토어가 진행 중이기 때문이다. 한국에 마련한 첫 팝업스토어지만 20, 30대의 세련된 여성이 주로 찾는 가로수길 대신 이 브랜드의 주고객인 젊은 남녀가 많이 오가는 홍대 앞을 택했다. 캐터필라를 수입하는 세정 스포츠사업부 도영우 이사는 “독특한 해외 브랜드를 취급하는 편집숍을 택해 이 숍의 기존 고객층에게 인지도를 높이는 동시에 앞서가는 브랜드라는 느낌을 주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리바이스는 아예 제품 고객층에 따라 팝업스토어를 구분해서 열었다. 지난달 4~5일 가로수길 카페에서 여성전용 청바지 ‘레벨’의 팝업스토어를 열고, 1주일 뒤에는 여름용 청바지 ‘쿨진’의 팝업스토어를 홍대 앞에서 열었다. 리바이스는 “지난해까지는 가로수길에서만 팝업스토어를 열었지만 젊은 남녀가 주고객인 쿨진은 홍대 쪽이 낫다고 판단했다”며 “장소를 나눠서 팝업을 연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가로수길에서 대규모 팝업스토어를 열었던 에스티로더도 최근 홍대의 한 카페에서 신제품 립스틱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에스티로더 관계자는 “메이크업 부문에서 좀 더 젊고 트렌디한 이미지를 부각하려는 방침에 따라 젊음의 거리인 홍대를 택했다”고 설명했다.　체코 맥주브랜드 필스너우르켈은 ‘하우스맥주의 성지’로 꼽히는 이태원에서 3월에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이태원 맥주 애호가를 직접 찾아간 덕분일까. 거품 100%인 ‘밀코 맥주’ 등이 큰 인기를 끌면서 애초에 정했던 운영기간을 벌써 두 차례나 연장하며 성황리에 운영 중이다.새 커피머신을 부각시킨 네스프레소 팝업.　주고객층이 찾는 다른 업체의 매장에서 팝업스토어를 여는 경우도 늘고 있다. 독일 생활가전 브랜드 보쉬는 국내 인테리어기업인 한샘의 목동 대형매장에서 이달 1일 토스터·청소기 등 소형가전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전동공구 등으로 명성을 얻은 남성적인 이미지를 한샘의 가족적인 이미지로 중화시킨다는 전략이다. 콘택트렌즈 브랜드 아큐브도 미용 컬러렌즈 팝업스토어를 화장품을 구매하는 젊은 여성이 주고객인 올리브영 명동본점에서 열었다.대표상품 레인부츠를 강조한 에이글 팝업.　본격적인 한국 진출을 앞두고 팝업스토어를 통해 인지도를 높이려는 해외 브랜드도 가로수길 밖으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올 12월 광명에 문을 열 예정인 구취스웨덴의 인테리어 기업 이케아는 올 3월까지 가로수길에서 자사 제품을 체험할 수 있는 팝업스토어를 열었다. 그런데 이달 말 강북으로 눈길을 돌려 영등포 지역의 대표적인 복합쇼핑몰인 타임스퀘어에 팝업스토어를 열기 위해 한창 준비 중이다. 프랑스의 고급 리조트 패션 브랜드 빌브레퀸은 고급 휴양문화를 즐기는 고객을 겨냥해 올 6월 호텔신라의 4계절 야외수영장 어번 아일랜드에 팝업스토어를 열 계획이다.젊은 남녀 고객을 겨냥한 캐터필라 팝업.　‘팝업 1번지’라는 가로수길의 고지혈증위상은 건재하다. 걷는 역류성식도염치료데 10분도 걸리지 않는 짧은 거리에 지난달만 해도 소형가전(네스프레소 커피머신)·아웃도어(에이글)·패밀리레스토랑(아웃백 립하우스)·화장품(한율·리엔케이) 등 다양한 인기 업종의 팝업스토어가 문을 열었다. 이곳을 구매력이 높은 20, 30대 여성이 주로 찾기 발기부전치료때문이다.　하지만 적지 않은 비용 탓에 경쟁지역이 계속 생겨나고 있다. 가로수길은 빈 가게가 없는 인기 상권이다 보니 팝업스토어는 기존 카페나 옷가게 등을 빌려 열 수밖에 없다. 임대비용은 팝업 봉담술집기간, 기존 가게 영업 병행 여부 등에 따라 하루 수백만원부터 수천만원까지 천차만별이다. 한 주류업계 관계자는 “가로수길에 팝업스토어를 열려고 알아봤는데 마음에 드는 가게는 임대료만 하루에 2500만원 이상 들어 포기했다”며 “다른 지역을 알아보고 있는 중”이라고 말했다.얼음 청바지를 내세운 리바이스 팝업.　좁은 지역이다 보니 위치와 공간, 임대비용 등이 적절한 곳이 많지 않다. 그래서 카페 코노이스페이스(라코스테·하겐다즈 등), 커피스미스(SK-II·캐논 등), 매그앤매그(에이글·샤넬 등), 쿤위드어뷰(리엔케이·현대자동차 등) 같은 ‘팝업 단골가게’도 생겼다. 코노이스페이스 최정민(41) 대표는 “팝업스토어 임대료가 카페 평균 매출보다 30~50% 정도는 많지만, 부정기적으로 들어오기 때문에 팝업만 중심으로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 추워서 유동인구가 적은 겨울철에는 팝업스토어가 잘 열리지 않고, 한 달씩 팝업스토어를 여는 경우 카페 직원들이 휴무해야 하는 등 운영이 쉽지 않다는 것이다. 최 대표는 “최근 세월호 참사 이후 팝업스토어 문의도 많이 줄었다”고 말했다.이태원 맥주 애호가를 위한 필스너우르켈 팝업.　팝업스토어 운영에는 신규 매장을 여는 만큼의 비용이 들어가는 경우도 적지 않다. 한 유통업계 관계자는 “임대료 외에도 인테리어 비용에 몇억씩 들기도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단기 매장인 만큼 거대한 장화(에이글), 대형 어린이보험커피머신(네스프레소) 등 무해지환급형보험브랜드의 특성을 한눈에 드러낼 수 있는 독특한 인테리어를 통해 최고의 상권에 확실한 광고를 할 수 있다는 효과가 있다. 아이스박스에서 청바지를 꺼내거나(리바이스 쿨진) 한방재료로 만든 과자를 먹으며 피부체질 진단을 받고(한율) 양말과 신발을 맞춰서 신어보는(캐터필라) 등 일반 매장에서 하기 힘든 독특한 체험 마케팅을 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또 팝업스토어는 상권 탐색 수단으로도 쓰인다. 키엘·빌리프·프로스틴 등 화장품 브랜드들은 지난해 가로수길 팝업스토어에서 무해지환급형보험큰 인기를 모은 뒤 정식 매장을 이곳에 열었다.　이런 장점 때문에 팝업스토어 마케팅은 점점 암보험비갱신형확대되고 있다. 최근엔 팝업스토어 공간을 기업에 중개하는 업체까지 생겼다. 홍세민(35) 팝업북 대표는 “가로수길뿐 아니라 강남역·명동·압구정동 등의 크고 작은 가게를 팝업스토어로 중개하고 있다”며 “조건부 무료부터 하루 1800만원까지 임대료는 다양하다”고 말했다.　최근 1~2년 새 ‘길거리 팝업스토어’가 각광받으면서, 일찍부터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던 백화점들도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 패션 위주의 팝업스토어를 운영하던 롯데백화점은 최근 본점 8층에 생활가전 전문 팝업스토어 ‘더 웨이브:리빙&라이프’를, 지하1층에는 식품을 전문으로 하는 ‘더 푸드웨이브’를 열었다. 조리시설 등을 설치하기 어려워 꺼리던 ‘음식 팝업’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것이다. 지난달 22일 문을 연 ‘속초 만석 닭강정’ 팝업스토어의 경우 하루 평균 2000만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갤러리아명품관은 웨스트를 재개장하면서 각층 에스컬레이터 상·하행선 바로 앞을 팝업스토어로 꾸몄다. 임시 매장이라기보다는 최신 유행 패션 전시장처럼 보일 정도로 화려하다. 신세계백화점은 최신 유행 브랜드와의 협업 제품을 소개하거나 중소업체 입점 여부를 결정하는 테스트 매장으로 팝업스토어를 활용한다. 홍보 위주의 길거리 팝업과 달리 백화점 팝업 매장은 매출도 일반 매장보다 많게는 40% 이상 높은 ‘효자 매장’이라 더 실속이 있다.구희령 기자 ◆팝업스토어(pop-up store)=단기 임시 매장. 짧으면 하루, 길게는 6개월 이상도 운영하지만 1~2주에서 한 달 정도 문을 여는 경우가 많다. 컴퓨터 화면에 떴다가 사라지는 ‘팝업’ 창에서 이름을 땄다.